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외국 기업 국유화 칼날이 이번엔 코카콜라로 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차베스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메이저 곡물업체 카길을 국유화한 데 이어 이번엔 코카콜라를 타깃으로 삼는 등 민간 부문 국유화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8일 직접 진행하는 TV쇼에서 "코카콜라는 2주 안에 현재 운송트럭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카라카스 서부 부지를 비워라"고 명령했다. 그는 "이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주택을 짓기 위한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로의 이행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4일에는 쌀 생산자들이 정부 통제 가격에 쌀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았다며 군대까지 동원해 베네수엘라의 모든 정미소를 점령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미국 곡물회사 카길의 공장도 몰수당했다.

또 6일 아일랜드의 종이포장재 업체인 스머피트 카파가 운영하는 1500㏊의 유칼립투스 나무 농장도 수용했다. 농장의 나무들이 주변 토양과 강의 물을 빨아들여 가뭄을 유발하는 환경 피해를 가져온다는 명분을 내걸고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