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한 기아차가 쏟아지는 증권사들의 악평을 견디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1시37분 현재 기아차는 전 거래일보다 180원(2.62%) 내린 63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BW발행에 대한 증권사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갔지만 결국 하락 반전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기아차 주가흐름은 BW발행으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것이란 증권사들의 우려섞인 반응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은 이날 기아차에 대해 4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함에 따라 기존 주주 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원에서 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이번 BW발행으로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며 지난해 끝났던 오버행(잠재적 물량 부담) 이슈를 재부각시킨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BW 발행으로 유동성 문제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지만 16.7%에 달하는 주가 희석과 오버행 이슈는 우려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한술 더 떠 이번 BW발행으로 확보할 수 있는 4000억원으로는 유동성 우려를 완화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5600원에서 52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물량 부담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지적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향후 실적개선 가능성 등에 대한 기대도 여전한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기아차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판매 회복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2분기 중에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화진 연구원은 "최근 기아차 판매상황은 지난해 4분기 해외재고 증가와 1월 선적 감소로 제기됐던 우려가 2월 출고 및 소매 판매 증가로 개선된 상태"라며 "3월 이후 고환율 시기의 선적 증가가 이어질 경우 2분기 중에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판매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원으로 낮추면서도 "BW 발행과 관련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