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으려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금융시장 규제 · 감독 개혁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볼커 의장은 6일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에서 "고객 예금을 취급하는 상업은행은 고강도 규제를 받도록 하고,투자은행은 상대적으로 규제를 풀어줘 상업은행보다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구분은 1999년 미 의회가 글래스-스티걸 법을 폐지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볼커 의장의 발언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 칸막이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볼커 의장은 일례로 "지난해 9월 정부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상업은행으로 전환했다"며 "이들 은행이 계속 상업은행으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인수 · 합병(M&A) 등과 같은 투자은행 업무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 금융사의 경영진은 실패한 합병을 추진하면서 수백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며 "금융사들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