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호재의 약발이 급마무리되면서 증시는 다시 미국 증시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 급락해 6600선 아래로 내려갔고, S&P 500지수는 700선마저 무너졌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JP모건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데다 타 은행에 대한 추가 검토 가능성을 내비치며 은행주가 폭락했다.

여기에다 제너럴모터스(GM) 채권단이 GM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GM 파산보호신청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바닥이 뚫린 듯 떨어지는 미국 증시의 부진이 국내 증시에 다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 경제와 증시 불안은 외국인의 매매에 타격을 주고 이는 환율 불안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040대로 내려갔고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증시는 미국 증시의 흐름을 따라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올 초와는 달리 증시 하락을 투자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6일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며 1000선 부근에서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상필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전망이 900선인데, 현실화 된다고 해도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시장의 바닥을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수 하단으로 추정되는 1000선에서 투자금 40%를 투자하고 바닥을 확인한 후 반등하면 나머지 60%를 추가 매수하라고 권했다.

원 연구원은 "시장이 극단적인 충격으로 800까지 하락해도 900에서 추가매수하면 평균 매수단가는 940에 불과하다"며 "리스크 대비 수익을 고려할 때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대내외 불안요소가 아직 안심하기 이르지만 "어둡다고 눈을 감지는 말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효원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로써 위험자산 선호도가 확인되면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외국인의 채권, 현·선물 주식 매수 전환도 긍정적이며 대만 IT업체의 대통합 소식도 국내 IT산업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특히 대만 IT의 강세가 국내 LCD업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 IT주로 한솔LCD, 쉘라인, 티엘아이, 성우전자, 우주일렉트로, 아모텍, 파트론, 피앤텔을 꼽았다.

미국의 증시가 나아지기 전까지는 증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효성 논란에도 어쩔수 없는 AIG 지원과 씨티, AIG,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다음 타자로 대기중인 웰스파고, 3월말로 다가운 빅3 처리 문제, GE의 날개없는 추락 등으로 미국이 악전고투 중이다"며 "미국의 패가 풀려야 국내 증시의 진정한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