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천구에 부동산 임대용 건물과 대지를 소유한 D건설회사는 지방 소유의 본점보다 면적이 넓은 여의도 서울지점으로 본점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양천구청은 대도시 인구 억제를 위해 시행된 지방세법을 적용해 기존 건물과 대지에 등록세를 중과했다. 이에 D건설회사는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등록세 중과는 부당하다며 부과 처분 취소를 내렸다.

감사원은 4일 '행안부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지방에 본점이 있던 법인이 수도권으로 본점을 이전할 때 이전과 무관하게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선 등록세 중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지방세법 시행령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라"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부동산을 가진 법인이 지방에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서울 인천 수원 성남 등 16곳)으로 본점 등을 이전할 때 내던 등록세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현 지방세법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억제를 목적으로 수도권에 본점이나 주사무소,지소 등을 이전할 경우 해당 법인이 수도권에 사전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도 등록세를 중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감사원은 중과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고 지적하고 등록세 중과가 부당하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중과한 등록세 172억원 중 30억원이 행정소송 및 심판을 통해 잘못 중과된 것으로 결정났고 2008년 10월 현재 중과 등록세 중 40억원이 행정소송 · 심판에 계류돼 있어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본사로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가급적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동회/조성근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