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다 보면 별 희한한 일을 다 경험하게 된다. 볼이 나무 쪽으로 날아갔는데 가보니 없는 경우도 있다.

나무 위에 멈춘 듯한데 올라가서 찾아보기도 어렵고,둥치가 굵어 흔들 수도 없다.

지난 2일(한국시간) 열린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지오프 오길비가 친 볼이 선인장류의 나무에 박히는 일이 생겼다. 볼이 나무 위로 날아가거나 나무 줄기에 박힌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볼 확인이 우선

일단 볼이 나무 위에 있거나 나무 줄기에 박혔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나무에 있는 볼이 자신의 것임이 확인이 되면 그 다음 몇 가지 옵션을 택할 수 있다.

먼저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는 것.1벌타를 받은 후 종전 쳤던 지점으로 돌아가거나 볼을 나무 아래 직하방 지점으로부터 두 클럽 길이 내에 드롭하고 치면 된다.

이번에 오길비가 그랬고,2006년 미국LPGA투어 다케후지클래식 때 박세리도 그랬다. 후자를 택할 경우는 나무가 다음 샷을 방해하는지 잘 살핀 뒤 드롭해야 한다.

두 번째는 나무 위에서 칠 수 있으면 그대로 치면 된다. 이 경우 무벌타이나,치기 전에 볼을 떨어뜨리면 1벌타가 뒤따른다. 칠 때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볼을 확인하지 못했을 때

나무 위에 볼이 있을 것으로 심증은 가나 올라가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억울하지만 분실구 처리를 해야 한다.

2008년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때의 일.스티븐 에임스가 파3홀에서 친 티샷이 야자수 쪽으로 날아갔다. 볼이 없는 것으로 보아 나무 위에 걸린 것이 분명한 상황.에임스는 경기위원에게 사다리를 갖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에임스는 원구를 분실로 처리한 뒤 다시 티샷을 해야 했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 보기가 되고 말았다.

에임스가 자신의 볼임을 확인했더라면 1타라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 경우 볼을 확인하려고 나무를 흔들어 볼이 떨어졌는데 확인해 보니 자신의 볼이었을 경우 1벌타를 받고 볼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