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유럽투자은행(EIB) 등이 합동으로 동유럽 은행과 일부 기업에 2년간 245억유로(312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3개 금융기관은 급전직하하는 동유럽 경제를 구제하기 위해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동유럽 은행들의 숨통을 틔워 최근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동유럽발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번 주말 브뤼셀에서 동유럽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은행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75억유로를 지원키로 했다. 세계은행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비금융 분야에 대한 대출도 125억유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소련과 동유럽권의 경제개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EBRD는 동유럽 은행들에 지분 투자와 대출 형태로 60억유로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EU의 장기금융기관인 EIB는 110억달러를 제공하며,이 가운데 57억유로는 즉시 대출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세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은 주로 지원 대상 국가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미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라트비아 등 일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했다. 또 EU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일 경제 · 재무이사회에서 라트비아에 지원키로 약속했던 31억유로의 중기 구제금융 중 1차분 10억유로를 지난 25일 송금했다.

그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라트비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낮추면서 동유럽발 위기 논란이 가열된 데 따른 것이다. 26일 라트비아 총리로 지명된 발디스 돔브로프스키는 "국가가 거의 부도 상태"라며 "여름쯤에는 돈이 다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라트비아는 이미 EU를 포함해 IMF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로부터 75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다. 동유럽의 은행들은 주로 서유럽 은행들의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동유럽 경제가 붕괴될 경우 EU 전체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