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며 채권 소매판매액이 사상 최대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아 시중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쏠리며 채권투자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자금이 채권으로 몰리며 소매판매액이 급증,대형 증권사의 경우 월 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전통적으로 채권영업이 강한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1월 소매판매액은 6300억원으로 한 달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2월 판매액도 6000억원을 넘어서 올 판매액이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월 평균 3000억원 선이던 판매액이 2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삼성증권의 채권판매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엔 월평균 2500억원에 머물렀던 채권판매액이 올 1~2월엔 평균 5000억원으로 두배 수준으로 늘었다.

법인자금도 채권시장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지만 개인들의 참여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정범식 삼성증권 파트장은 "지난해에는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개인 비중이 30% 정도였지만 올 들어선 40% 이상으로 높아졌다"며 "판매액과 투자 비중의 증가를 고려해볼 때 개인의 채권투자 규모는 2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아차 대한항공 SK네트웍스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 계열이면서 신용도도 'A0' 이상으로 안정적인 기업들이 연 6~8%의 고금리채권을 발행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가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파트장은 "일본도 1980년대에 금융위기가 불거져 10년 불황이 시작되면서 채권 투자가 대중화됐다"며 "우리나라의 최근 채권 소매판매 증가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