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매직'을 앞세운 첼시(잉글랜드)가 '코트디부아르 콤비' 살로몬 칼루와 디디에 드로그바의 환상적인 호흡을 앞세워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물리치고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첼시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치러진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12분 터진 드로그바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첼시는 내달 11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예정된 유벤투스와 2차전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히딩크 감독은 첼시 사령탑 취임 후 UEFA 챔피언스리그와 안방 첫 승리의 겹경사를 맞았다.

히딩크 감독과 한때 첼시를 이끌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유벤투스 감독의 지략대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이 먼저 웃었다.

첼시 부임 이후 두 번째 경기를 맞은 히딩크 감독은 최전방에 드로그바를 꼭짓점으로 좌우에 니콜라 아넬카와 칼루를 배치하는 4-3-3 전술로 유벤투스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4분 칼루의 외곽포를 시작으로 공세를 시작한 첼시는 전반 8분 칼루의 오른쪽 크로스를 드로그바가 머리에 맞혔지만 골대를 훌쩍 벗어났다.

하지만 이것은 칼루-드로그바의 '코트디부아르 콤비'가 빚어낼 환상 궁합의 신호탄이었다.

첼시는 전반 12분 프랭크 램퍼드가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차올렸고, 유벤투스의 수비진이 볼을 외곽을 처리했지만 멀리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볼을 잡은 칼루는 유벤투스 수비진 4명을 관통하는 환상적인 찔러주기 패스를 내줬고,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도사리던 드로그바가 왼발로 잡아 곧바로 오른발 슛을 때려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을 뚫고 결승골을 터트렸다.

골을 내준 유벤투스는 전반 22분 티아구 멘데스가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투입한 볼을 델 피에로가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강한 오른발 슛을 했다.

그러나 첼시의 수문장 페트르 체흐는 몸을 날린 '슈퍼 세이브'로 골문을 굳게 지켰다.

후반 초반에도 첼시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분 마하엘 발라크의 중거리포를 시작으로 3분 뒤 조제 보싱와의 크로스를 받은 드로그바의 헤딩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드로그바는 후반 8분 질풍 같은 드리블로 수비진을 뚫고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해 들어가면서 수비수와 엉키면서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을 얻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진 첼시를 공략했지만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지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프랑스 대표팀 출신의 스트라이커 다비드 트레제게를 투입해 골을 노렸으나 결정력이 떨어졌다.

유벤투스는 후반 인저리 타임 때 파벨 네드베드의 강한 슛이 첼시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끝내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