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25일 미국 은행 국유화, GM 파산, 동유럽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증시가 받을 충격의 강도를 각각 분류했다.

삼성증권은 미국 은행 국유화가 가장 작은 충격을 줄 것으로 봤고, 동유럽 디폴트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동유럽 디폴트 가능성은 작아 실제적으로 국내 증시에 노출된 위험은 미국 은행 국유화와 GM 파산 가능성이라는 분석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의 국유화 과정이 진행될 경우 자본희석 우려로 금융주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국유화를 통해 신용등급이 크게 보강될 수 있고 부실자산 처리가 빨라져 금융시스템의 조기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실화될 경우 지수 조정이 박스권 하단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GM이 실제로 파산할 경우, 지수의 일시적인 박스권 하단 이탈이 예상된다고 소 연구원은 밝혔다.

그는 "GM 파산시 미국의 고용악화 지속으로 미국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며 오토론을 비롯한 기업 및 소비자 대출 부실 증가로 금융기관 신용창출이 추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회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가 받을 스트레스 강도는 중간 수준일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비해 동유럽 디폴트는 파장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소 연구원은 "동유럽 디폴트 리스크 부각은 서유럽 금융기관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고 신흥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원화가치 하락을 자극해 금융시장 불안감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화될 경우 지수의 전저점 테스트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가지 변수가 모두 시간을 끌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으나, 실제로는 미국 국유화와 GM 파산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따라서 증시가 박스권을 일시적으로 하향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