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3년 임기 말까지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를 약 절반으로 축소키로 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을 줄이고 부유층 세금을 인상해 이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주례 라디오 · 인터넷 연설에서 "폭증하는 재정적자를 통제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피터 오자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재정적자를 2010년과 2011년 약 1조달러로 유지하고,임기 말인 2013년엔 국내총생산(GDP)의 3% 정도인 5330억달러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예산분석가들은 올 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재정적자가 1조2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GDP의 8.3%로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세금 인하와 재정지출로 구성되는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까지 감안하면 올해 재정적자는 2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따라 23일 백악관으로 재계,노동계,학계,민주당과 공화당 관계자 등을 초청해 '재정책임 정상회의'를 열어 재정적자 축소 대책을 협의한다. 24일 오후에는 상 · 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국민들과 각계의 공감대를 조성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GDP의 26%인 재정지출을 2013년까지 22%로 낮추고,같은 기간 세수비중은 약 16%에서 19%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1900억달러를 지출한 이라크 · 아프가니스탄 전비도 줄이기로 했다. 세금 인상의 경우 한 해 25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혜택을 예정대로 2011년 종료시키고,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수익을 자본이득세가 아닌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유층 감세혜택이 사라지면 최고세율이 35%에서 39.6%로,자본이득세는 15%에서 20%로 높아진다. 35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 세율은 현행 45%가 유지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