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식시장은 미국발 한파로 급락했다. 때문에 2월의 끝자락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시장의 가격지표들이 임계점을 넘어서거나 꼭지에 다다른 상태여서 시장 분위기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다우지수는 전저점을 찍었다. S&P500이나 나스닥지수의 경우에는 버퍼가 좀 더 남아 있으나 악재의 영향력이 커진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면부터 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국내적으로는 코스피 역시 1100선 아래로 내려 앉았고, 15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서는 시장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으로 시장을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명쾌하지 못해 가슴을 더 답답하게 하고 있다.

미국 경기부양법안 통과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잇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책 모멘텀을 압도할 정도로 악재의 영향력은 커진 상태다.

그나마 며칠 전까지 코스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를 따뜻하게 해주던 종목별 흐름 역시 가격지표들이 한계점을 넘어섬에 따라 오히려 차익실현 욕구가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마땅한 투자 도피처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더한 고민거리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500선을 넘어선 직후 주식시장의 하락 기울기는 더 가팔라졌다. 그 만큼 환율 1500원선 지지 기대감이 컸다는 방증이다.

다음주 후반으로 예정된 1월 경상수지에 기대를 걸어 볼만 하지만 대외적인 금융 리스크가 커져 있는 환경에서 빠른 안정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당분간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어서 제한적인 수준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의 경상수지 이외에는 다음 주 국내외 경제지표 가운데 미국의 4분기 GDP 수정치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4분기 GDP는 지난 1월의 잠정치 -3.8%에서 -5.2%로 수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12월 기업재고와 무역수지의 영향 때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시장이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승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