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은 실제 작곡 여부가 불투명한 일부 작품을 포함해 6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 모차르트는 18개,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으니 이들과 비교해도 상당한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든은 피아노보다는 교향곡이나 현악사중주의 작곡가로서 더 친숙하다. 지난 17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첫 곡으로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고 온 조성진은 거장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속으로 청중들을 안내했다. 하이든은 제한된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진 건축물과 같다. 이 작품이 단순함, 혹은 밋밋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성진은 한 음 한 음에 정성을 기울여 색을 입혔다. 빠른 악장에서도 흥겨움이나 유머보다는 은은한 색조를 앞세웠다. 이어 연주된 하이든 서거 100주년을 추모하며 라벨이 작곡한 ‘하이든 이름에 의한 미뉴에트(Menuet sur le nom d'Haydn)’는 콘서트홀에서 흔하게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연주 시간도 2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곡이다. 라벨은 이 작품에 하이든이 쓴 곡을 사용하지도, 그의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소개하지도 않았다. 대신 하이든의 이름 스펠링 앞 글자를 사용해 곡을 썼다.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의 대열에 합류했다. 2017년 2월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던 그는 당시 마우리치오 폴리니, 미츠코 우치다,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함께 카네기홀의 ‘건반의 거장’ 시리즈의 피아니스트로 초청되었고, 이후 자기 길을 걸어가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무대가 어둑해지자 다시 무대 중앙으로 다가와 피아노와 마주 앉았다. 그는 고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의 소설 <철도원 삼대>의 수상이 불발됐다.부커상 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서 올해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카이로스>를 쓴 독일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황 작가는 시상식 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들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며 “더 열심히 쓰겠다”고 말했다.신연수 기자
“스승님은 연주와 교육을 자동차 바퀴에 비유했어요. 하나라도 없으면 자동차가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이죠.”(첼리스트 쓰쓰미 쓰요시)2013년 88세의 나이로 타계한 야노스 슈타커(1924~2013). 헝가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첼리스트 슈타커는 첼로사의 한 획을 그은 대가인 동시에 저명한 교육자였다. 보기 드물게 연주와 교육 모두에 전념한 예술가였던 것. 오는 7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그의 제자와 후배 첼리스트들이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뭉친다.페스티벌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57)와 산토리홀 대표 쓰쓰미 쓰요시(81)는 모두 슈타커의 직속 제자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동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슈타커의 제자들은 전 세계 어디에 가도 있다”며 “스승님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식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듯, 다음 세대에게 그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축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쓰쓰미는 20여 년째 도쿄 산토리홀 대표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 교수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제가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수학할 때 그에게 배웠습니다. 스승님은 당장에 결과를 줄 수 있는 티칭보다 학생의 중장기적인 삶까지 아우르는 가르침을 주셨어요. 선생님이 남긴 마지막 말씀을 계속 되새깁니다.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Keep carring the torch)’는 말씀을 남기셨는데요, 후대를 위한 예술가의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죠.”(양성원 교수)페스티벌은 2년 전 양 교수의 제안으로 기획됐다. 슈타커의 직속 제자들을 비롯해 3세대 제자들까지 아우르며 한 무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