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공동으로 조성한 증시안정펀드가 20일 103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현 · 선물 매도와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증시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19일 한국투신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개 증시안정펀드(펀드당 515억원 규모)를 통해 20일 주식 매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시안정펀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매월 2개 펀드를 통해 자금을 투자해 왔다. 이번 투자는 4번째며 내달 한 차례 더 투입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장중 4000 계약 넘게 선물을 매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한때 1100선이 힘없이 무너졌지만 증시안정펀드의 자금 집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줄여 0.55% 떨어진 1107.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 매도 규모를 250계약 수준까지 줄이다가 장 막판에 2181계약까지 늘리면서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도 올 들어 세 번째로 많은 5211억원을 기록했다.

증시안정펀드는 지난해 11월 코스피지수 1000선이 붕괴되는 등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증권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조성됐다.

이 펀드의 자금이 처음 투자된 지난해 11월21일 코스피지수는 5.80% 올랐으며 두 번째인 12월19일엔 0.43% 상승했다. 3번째 자금이 집행된 지난 1월21일에는 2.06%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투자된 6개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22.39%(연환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들 펀드의 운용 규모도 3090억원에서 3344억원으로 불어났다.

박병주 금융투자협회 증권서비스본부장은 "이날 장중 11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증시안정펀드의 자금 투입 소식으로 선방한 수준으로 마감했다"면서 "실제 주식 매수가 이뤄지면 투자심리 안정에 적지 않은 효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