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서점가에도 '그분의 말씀'을 찾는 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 대형 오프라인서점과 예스24,인터파크 등 인터넷서점에서는 평소 한두 권도 팔리지 않던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1 · 2》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등이 하루 30~50권씩 팔리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평화방송 · 평화신문)가 선종 이후 사흘 만에 150부나 팔렸고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1 · 2》(가톨릭출판사) 100부,《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사람과사람사) 80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예스24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1 · 2》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등이 비슷한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는 19일 오전 광화문점 종교 코너에 '김수환 추기경 선종' 기획전을 별도로 마련하고 김 추기경의 저서뿐만 아니라 《매스컴에서 본 33가지 김수환 추기경 모습》(안문기 지음,퍼시픽북스) 등 관련 서적들까지 전시하고 있다.

이들 서점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팔리는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1 · 2》.1998년 초판에 이어 지난해 개정된 이 책에는 가난한 옹기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장사꾼을 꿈꿨던 김 추기경의 유년 시절부터 추기경 임명 이후의 일화까지 '추기경 김수환'과 '인간 김수환'의 모습이 담겨 있다.

김수환추기경전집편찬위원회가 김 추기경의 사제수품 50주년을 맞아 2001년 펴낸 《김수환 추기경 전집》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는 30여년간 김 추기경이 써 온 저술들이 주제별로 묶여 있다. 1965년 이후 2000년까지 남겼던 연두 사목교서와 메시지,성명,세례,미사 강론,대담,서간,묵상 등 각종 기록을 묶은 1~17권과 색인 18권으로 구성됐다.

2004년에 나온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는 선종 소식 이후 갑자기 찾는 사람이 늘어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출판사 측은 급히 개정판을 인쇄해 20일께 내놓을 예정이다. 원래는 평화신문에 2003년 5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연재된 동명의 기획기사를 묶은 것으로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 임명 소식을 알게 된 순간부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의 일화 등이 들어 있다. 개정판에는 추기경의 최근 이야기까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경연 인터파크 북마스터는 "김수환 추기경이 종교를 떠나 전 사회적인 존경을 받아온 만큼 선종 이후 추모와 애도의 물결 속에서 관련 도서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독자들이 참여하는 '북피니언' 코너에도 추모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