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KB금융이 연중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은행주들이 국내외 악재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가뜩이나 불안한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금융주 급락 소식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격'의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17일 하나금융이 한때 1만7700원으로 연중 최저가를 갈아치운 뒤 9.68% 급락한 1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도 지난해 12월5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3만원까지 밀렸다가 4.82% 하락한 3만600원에 마감했다. 외환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도 연중 신저가를 새로 작성했다. 우리금융신한지주 역시 6.83%와 4.57%의 하락률을 보여 은행주가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우리은행이 외화 차입금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대신 금리를 높여주면서 외화유동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는데,이날 유럽발 금융 불안과 원 · 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자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의 대손비용이 이미 엄청나게 늘었고,향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 대손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해외 금융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국내 은행주들이 뒤늦게 압박을 받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대출 연체율 급증과 순이자마진 개선 불투명 등으로 이자수익이 계속 부진할 전망이고,방카슈랑스 펀드판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비이자수익 부문도 크게 망가져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