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작년 4분기에 장사를 비교적 잘 하고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오전 9시 28분 현재 대한전선은 전날보다 550원(2.92%) 내린 1만8300원에 거래되며 하루만에 하락 반전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13일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각각 6385억원과 244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은 14.4% 늘고 영업이익은 5.8% 줄어든 것으로,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세전손실이 1353억원에 달하는 등 순이익 부문이 적자 전환한 것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자회사가 투자한 해외금융상품에서 20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게 2249억원의 순지분법평가손실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또 차입금 증가에 따른 순이자비용이 200억원에 이르렀던 것도 손실을 키운 요인이라고 했다.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순차입금 탓에 이자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적자 자회사들도 이익을 까먹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대한전선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4% 늘어난 858억원으로 예상되나, 순이자비용이 800억원으로 추정돼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입금 이자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회사 매각이나 자산유동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투자자들은 방법과 시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한전선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원으로 내리고,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 말 대한전선의 순차입금 규모는 1조9700억원으로 추정되고, 순차입금 비중도 226%까지 상승한 것 같다"면서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유동자금 확보 방안이 가시화 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