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유럽도 통화공급을 늘려 금융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경기부양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4일 G7(서방선진 7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을 강타한 신용위기 극복을 위해 "추가로 비정규(non-standard) 조치들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달 이른바 '양적 완화' 또는 '신용 완화'로 불리는 통화 확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 같이 답했었다.

ECB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4.25%를 수차례 인하해 현재 2005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2.0%로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하나 다른 조치를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1.5%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올해 1분기 진행 상황을 감안할 때 역시 (성장률) 마이너스가 예상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했고 유럽과 영국 잉글랜드은행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다음 수순은 통화공급을 늘려 소비를 진작하는 쪽으로 기울 전망이다.

유로존의 정책 입안자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통화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특정 금융계 직접 개입하는 양적 확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 총재는 "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정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제외하지 않겠다"며 통화 확대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로마 AFP.로이터=연합뉴스)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