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드 그레그 미국 상무장관 내정자가 12일 돌연 사퇴했다. 상무장관 내정자의 자진 사퇴는 빌 리처드슨 내정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레그 내정자는 이날 사퇴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상무장관직을 받아들이기 전에 우리는 경기 부양책 및 다른 이견이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으나 불행하게도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레그는 3선인 뉴햄프셔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지만 2010년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레그의 사퇴는 경기부양법안과 상무부 산하 통계국의 독립 여부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는 백악관과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경기부양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통계국을 정부 산하로 두려는 백악관과 달리 독립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공식 임명되기 이전에 결단을 내려줘 고맙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공화당 소속인 그가 경제정책과 관련,행정부와 의회 내 공화당 의원들을 연결하는 교량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또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레이 라후드 교통장관에 이어 공화당 출신을 한 명 더 기용함으로써 초당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줄 작정이었지만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앞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도 상무장관에 내정됐으나 현지 기업과의 특혜계약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한 바 있다.

이로써 오바마 정부의 장관 내정자 자진 사퇴는 톰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