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0일(현지시간) 구제금융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8000선이 붕괴됐다. 381.99포인트(4.62%) 급락한 7888.88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66.83포인트(4.20%) 떨어진 1524.73을 기록했고, S&P 500지수는 42.73포인트(4.91%) 빠진 827.1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은 1조5000억~2조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안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당초 검토했던 정부가 부실자산을 직접 인수하는 배드뱅크 설립방안을 철회하고 정부와 민간자본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펀드 조성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민관펀드는 5000억달러에서 1조달러 규모가 될 예정이다.

또 주택차압을 막기 위해 1000억달러를 지원하고, 모기지 상환조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연방준비은행(FRB)의 은행에 대한 소비자금융지원 규모도 2000억달러에서 1조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도 불구하고 최대 2조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우려와 핵심쟁점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없다는 실망감에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9.30%, 씨티그룹이 15.19%, JP모간체이스가 9.75%, 골드만삭스가 7.65% 하락했다.

생명보험사 프린시플파이낸셜은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우려에 29.59% 폭락했다.

미국 상원은 이날 83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찬성 61대 반대 36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이 통과시킨 8190억달러 경기부양법안과 규모 차이는 크지 않지만 상원 법안이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 감면을 확대하는 등 내용상 차이가 있어 단일안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S&P 500 내 원자재주들이 4.7% 떨어졌다.

내셔널오일웰바코가 5.65%, 쉐브론이 4.43% 하락했다.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알류미늄업체 알코아도 10.00% 폭락했다.

국제유가는 금융구제안에 실망으로 5% 넘게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2.01달러(5.1%) 떨어진 37.55달러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