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독교청년회(YMCA)가 여성에게 총회원자격을 부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이광범)는 10일 김모씨 등 서울YMCA 여성 일반회원 38명과 남성회원 1명이 서울YMCA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씨 등 여성회원 38명에게 1인당 10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YMCA가 총회원 선정을 위한 명단 작성 단계에서부터 여성을 배제한 것은 헌법이 선언한 평등권의 원리에 비춰 용인될 수 없는 성차별적 처우"라며 "차별로 인해 여성회원들이 인격권을 침해당한 것이 인정되므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YMCA는 1967년 헌장을 개정하면서 회원 자격을 남자로 한정하던 조항을 삭제,만 20세 이상의 기독교회 정회원으로 2년 이상 회원 자격을 유지한 자에 대해 심사를 거쳐 총회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회원자격 대상자 추천 시 여성회원들을 제외하는 편법을 써 이후 단 한 명의 여성회원도 총회원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김씨 등은 여성에게 총회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아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서울YMCA는 구성원의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임의단체이므로 여성회원 문제는 자치적이고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