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한 성군으로 알려진 조선 제22대 왕 정조(재위 1776~1800년)가 재위 말년에 신하들과 비밀편지를 주고 받으며 막후정치를 치밀하게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과 한국고전번역원은 9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조가 1796년 8월20일부터 1800년 6월15일까지 노론 벽파의 거두였던 심환지(1730~1802년)에게 친필로 써보낸 비밀편지 299통을 담은 어찰첩(御札帖)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자료 발굴과 분석에 참여한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정조는 편지를통해 심환지와 국정 현안,인사,정책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은 물론 국왕과 대신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여론 동향을 수집하는 등 막후정치를 활발하게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