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일 육군 장교 2명이 야권 및 미국에 거주하는 전역 장교들과 연락을 취해가며 정부 전복 음모를 꾸며온 것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현역 대위 2명이 자신의 동태를 추적해 왔으며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2건의 폭발물 사건에 연루된 전력이 있는 미국 거주 전역 장교들과 연락을 취해 왔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정부 전복 음모를 꾸며온 혐의를 받고 있는 현역 대위 2명은 지난 4일 체포되어 군 정보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러나 현역대위 2명의 구체적인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그들은 정치활동을 도모하면서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거주 전역장교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카라카스 폭탄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 지난 2003년2월25일 발생한 스페인 대사관과 콜롬비아 영사관 폭탄공격 사건에 연루됐던 호세 안토니오 콜리나와 헤르만 로돌포 바렐라 예비역 중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콜리나와 바렐라 예비역 중위는 지난 2002년 10월 카라카스 시내의 한 광장을 점령하고 정부타도를 도모한 반란 장교 그룹의 멤버들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을 며칠 동안 권좌에서 몰아낸 불발 쿠데타가 발생한 지 6개월 만에 시도된 쿠데타는 그러나 군부 내부의 호응이 없어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이들 장교가 미국으로 도주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2004년1월 정식으로 이들의 본국 송환을 요구했으나 미국 당국은 고문의 가능성이 있다며 송환을 거부한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불발 쿠데타 이후 수차례 정적들이 정부 타도 혹은 자신에 대한 암살음모를 꾸민다고 주장해 왔는데 야권은 차베스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고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그를 권좌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