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유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던 메이저 석유회사들의 실적이 4분기 들어 크게 나빠졌다. 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78억2000만달러(주당 1.55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의 116억6000만달러(주당 2.13달러)에 비해 33%나 감소한 것이다. 엑슨모빌은 국제 원유 가격 하락이 순이익을 32억달러 정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3위 석유사 코노코필립스는 4분기에 318억달러(주당 21.37달러)의 손실을 냈다. 코노코필립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6년 만이며,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다. 코노코필립스는 2007년 4분기에는 43억7000만달러(주당 2.71달러)의 순익을 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코노코필립스는 전체 직원의 4%(1300명)를 감원키로 했다.

유럽 석유회사들도 4분기에 고전했다. 유럽 최대 석유기업인 로열더치셸은 4분기 순이익이 48억달러로 전년 동기(67억달러) 대비 28%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럽 2위 석유업체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7년 만에 첫 분기 손실을 냈다. BP는 4분기에 33억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44억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