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우승을 점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족집게 예상이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제43회 슈퍼볼 직전 주관 방송사인 NBC와 인터뷰에서 "피츠버그가 '간발의 차'로 우승할 것"으로 예견했고 실제 피츠버그가 종료를 앞두고 27-23으로 기적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면서 현실로 입증됐다.

자신의 정치적인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연고로 한 시카고 베어스의 열혈팬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애리조나 카디널스 커트 워너의 인간적인 스토리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피츠버그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바마는 슈퍼볼 이전부터 "베어스를 빼곤 피츠버그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공개적으로 응원해왔다.

피츠버그 구단주인 루니 가문은 지난 대선 때 친분 있는 오바마를 적극 지지했다.

오바마도 "피츠버그의 전설적인 러닝백 프랑코 해리스는 내 연설을 듣고 열광적으로 (민주당) 수건을 흔들더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해리슨, 슈퍼볼 최장 리턴 신기록=
0...이날 2쿼터 종료 18초를 남겨 두고 가로채기 후 야생마처럼 필드를 가로질러 100야드짜리 터치다운을 찍은 피츠버그 수비수 제임스 해리슨이 슈퍼볼 역대 최장 리턴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부문 종전 최장 기록은 1997년 그린베이 패커스-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전에서 데스먼드 하워드가 세웠던 99야드다.

그린베이 와이드리시버 하워드는 당시 27-21로 앞선 3쿼터에서 킥오프된 상대 공을 받아 그대로 뉴잉글랜드 골문을 향해 돌진했고 터치다운을 찍었다.

그린베이는 이 찬스에서 투 포인트 컨버젼(보너스 킥 대신 2점짜리 공격 선택)을 성공, 8점을 보태고 35-21로 승리했다.

=피츠버그, 열광의 도가니=
0...피츠버그가 NFL 역사상 최초로 6차례 슈퍼볼 정상에 오른 팀으로 기록된 날, 연고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수 천명의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피츠버그팀을 상징하는 수건을 흔들며 3년 만에 슈퍼볼 정상 탈환을 자축했다.

어떤 이들은 퀸의 '위 아더 챔피언'을 부르며 기뻐했다.

경찰 당국은 2006년의 난장판이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통신은 소개했다.

3년 전 피츠버그가 빈스 롬바르디 컵을 안았던 당시 수천명의 술 취한 팬들이 시내 곳곳에 불을 지르는 등 난리를 피웠다.

피츠버그시 경찰은 이날 4쿼터 시작 무렵부터 시내 술집, 식당 주변에 400대의 경찰차를 배치했고 일부 도로는 통행을 차단하는 등 질서 유지에 나섰다.

=피츠버그, 최다 우승팀=
0...전날까지 샌프란시스코 49ers,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함께 5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나눠 가졌던 피츠버그는 이번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으로 한 발 치고 나갔다.

1974, 1975년, 1978년, 1979년 4차례 정상을 밟았던 '70년대 팀' 피츠버그는 디비전챔피언만 7번 차지했던 80-90년대 암흑기를 거쳐 2005년, 2008년 다시 축배를 들면서 최고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다.

2001, 2003, 2004년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른 2천년대 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등 5팀이 최다 우승 횟수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팀은 애리조나를 필두로 15팀이다.

피츠버그의 우승으로 아메리칸콘퍼런스(21회)는 내셔널콘퍼런스(22회)의 우승 횟수에 바짝 다가섰다.

2007년부터 피츠버그 지휘봉을 잡고 정상으로 이끈 마이크 톰린(37) 감독은 최연소 우승 사령탑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