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외국인은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한국(유가증권시장)에서만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5억7800만달러로 7000억원을 웃돈다. 작년 12월(6억5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인도에서 11억20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고,태국(-1억2300만달러) 필리핀(-4800만달러) 인도네시아(-1억2600만달러) 등에서도 매도 규모가 전달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팔자' 우위를 보였다. 또 설연휴로 인해 지난달 22일 이후 휴장 중인 대만 증시에서는 약 16억원을 순매도 중이고,일본에서도 23일까지 66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과도하게 축소했던 외국계 자금들이 새해 들어 자산을 재분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현금 비중을 최대한 늘려놨던 외국인이 한국 비중을 '중립'으로 올리는 상황이며 경기방어주와 저평가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두루 채워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롱텀(장기 투자) 뮤추얼펀드쪽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원화 가치가 향후 점진적인 강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아 통화가치 측면에서 한국 주식은 매력이 있다"며 "지난해 우리 증시가 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약세였던만큼 결국은 되돌아 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상하이종합지수가 9.33%나 급등한 중국의 경우 외국인이 아니라 중국인들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