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포스코 신임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된 29일.포스코는 하루 종일 긴장 모드였다. 주요 임직원들은 저녁 약속을 미룬 채 온통 회의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 회장 후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속단하기엔 변수가 적지 않았다. 포스코 외부의 관심도 높았다. 일부 임원의 휴대폰으로는 추천위원회가 끝나기도 전에 '축 정준양 확정'이라는 메시지가 전송되기도 했다.

회장 후보들의 동선은 첩보작전을 하는 것처럼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포스코 정문 앞에 장사진을 친 사진 기자들조차 정 회장 후보의 모습을 한 컷도 담지 못할 정도였다.

면접에서 정 회장 후보는 사외이사들로부터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후보가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철강시장 위기 대응 전략'과 '중장기 발전 방안' 두 가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 과정에서 정 회장 후보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이구택 회장에 비해 공격적인 경영을 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회가 포착될 경우 과감하게 베팅할 확률이 높아 보였다는 분석이다.

오후 6시50분.거의 다섯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정 회장 후보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갖가지 사후 분석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이 회장이 정 회장 후보를 일찌감치 선택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 신임 회장 선임을 계기로 'TJ(박태준) 그림자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었다. 포스코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포스코 OB(전직 임원)'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TJ와 상대적으로 인연이 적은 정 회장 후보를 발탁했다는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