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증권선물거래소(KRX)를 '준시장형 공기업(공공기관)'으로 지정키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정책위 고위 관계자는 "당 정책위 회의에서 정부 의견대로 증권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며 "29일 기획재정부에서 열리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이 같은 당의 의견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의 입장이 정부와 다르지 않은 만큼 증권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 정책위에서는 증권거래소가 비록 1998년 정부 지분 매각으로 민영화된 기관이지만 △법령에 따라 정부로부터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았고 △증권예탁결제원 등 거래소 자회사가 이미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정부의 감독 기능에 준하는 시장감시와 상장심사 권한을 갖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 쪽으로 결론내렸다.

증권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예산 편성,임원 선임,직원 급여,경영 평가,감사 등에서 정부의 각종 통제를 받게 되며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경영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정책위 관계자는 "예산은 편성 전에 주무부처인 금융위와 공공기관 총괄부처인 기획재정부에 보고해 지침을 받아야 하고,모든 업무가 감사원의 일반 감사 대상이 된다"고 지정 효과를 설명했다.

공기업(시장형 준시장형),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등 세 가지 종류로 나뉘어진 공공기관의 종류 중에서 증권거래소는 감사원 의견대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하는 데 당정이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준시장형 공기업은 정부기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에 비해서는 경영상의 제약이 덜하지만 대부분 보고만으로 관련 업무가 끝나는 '기타공공기관'에 비해서는 간섭의 수위가 높다.

김유미/차기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