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현금배당 3년만에 10조 밑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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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결산 36社 중 16곳 배당 줄여… 6곳은 절반넘게 '뚝'
주요기업 순익 급감한데다 불황 대비 사내 유보율 확충
주요기업 순익 급감한데다 불황 대비 사내 유보율 확충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의 여파로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넥센타이어 SK케미칼 등 6개사는 주당 현금배당액이 전년의 절반 이하로 축소됐고 포스코강판 신세계건설 등 세 곳은 총배당액이 70% 넘게 급감했다.
이는 27일까지 현금배당을 결의한 4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 가능한 3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배당금이 많았던 은행과 건설사는 이번에는 배당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이들 외에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예상돼 12월 결산 상장사의 전체 현금배당액은 2005회계연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86% 줄어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금배당을 결의한 유가증권시장 36개 상장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개사가 전년보다 배당금을 축소했다. 배당의 재원인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데다 올해 불어닥칠 경기침체의 한파를 고려해 가급적 현금을 쓰지 않고 사내에 쌓아두려는 기업들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넥센타이어는 전년 주당 45원이었던 배당금을 15원으로 줄여 감소율이 66.7%로 가장 컸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 역시 6억2700만원으로 86.2%나 줄었다.
SK케미칼은 주당 배당금이 250원에서 100원으로 60% 축소돼 배당총액도 54억원에서 2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54억원에 그쳐 전년(305억원)보다 82.6%나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주당 5000원으로 37.5% 축소했고 LG전자와 삼성전기도 각각 350원, 250원으로 전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건설업종 내 신세계건설과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손실로 적자전환한 포스코강판은 전체 배당액이 전년보다 70% 넘게 쪼그라들었다. 주당 배당금도 신세계건설은 50%, 포스코강판은 33.3% 축소됐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 배당금에 비해 배당총액이 더 많이 줄었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 올해도 형편이 그나마 나을 것으로 기대되는 KT&G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등 10개사는 배당 규모를 늘렸다. 특히 KT&G는 전년보다 200원 많은 주당 2800원을 배당, 고배당주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은행 · 건설사 배당 어려워
이처럼 배당이 급감한 것은 1차적으로 실적 악화가 주요인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36개사 중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29개사의 배당성향은 27.56%로 전년(27.25%)과 비슷했다.
반면 기업들의 순이익은 크게 줄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요 기업 152개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6조758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업 순이익 감소가 배당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마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에 머물 정도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4분기 실적 악화를 직접 체감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예년 수준의 배당을 지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배당공시를 하지 않은 12월 결산 상장사들이 많지만 이미 공시한 기업들과 엇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은행과 건설사는 배당이 극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구조조정의 한 복판에 있는데다 은행들은 부실 여신 증가라는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은행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여서 배당을 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이는 27일까지 현금배당을 결의한 4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 가능한 3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배당금이 많았던 은행과 건설사는 이번에는 배당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이들 외에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예상돼 12월 결산 상장사의 전체 현금배당액은 2005회계연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86% 줄어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금배당을 결의한 유가증권시장 36개 상장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개사가 전년보다 배당금을 축소했다. 배당의 재원인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데다 올해 불어닥칠 경기침체의 한파를 고려해 가급적 현금을 쓰지 않고 사내에 쌓아두려는 기업들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넥센타이어는 전년 주당 45원이었던 배당금을 15원으로 줄여 감소율이 66.7%로 가장 컸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 역시 6억2700만원으로 86.2%나 줄었다.
SK케미칼은 주당 배당금이 250원에서 100원으로 60% 축소돼 배당총액도 54억원에서 2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54억원에 그쳐 전년(305억원)보다 82.6%나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주당 5000원으로 37.5% 축소했고 LG전자와 삼성전기도 각각 350원, 250원으로 전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건설업종 내 신세계건설과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손실로 적자전환한 포스코강판은 전체 배당액이 전년보다 70% 넘게 쪼그라들었다. 주당 배당금도 신세계건설은 50%, 포스코강판은 33.3% 축소됐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 배당금에 비해 배당총액이 더 많이 줄었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 올해도 형편이 그나마 나을 것으로 기대되는 KT&G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등 10개사는 배당 규모를 늘렸다. 특히 KT&G는 전년보다 200원 많은 주당 2800원을 배당, 고배당주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은행 · 건설사 배당 어려워
이처럼 배당이 급감한 것은 1차적으로 실적 악화가 주요인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36개사 중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29개사의 배당성향은 27.56%로 전년(27.25%)과 비슷했다.
반면 기업들의 순이익은 크게 줄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요 기업 152개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6조758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업 순이익 감소가 배당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마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에 머물 정도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4분기 실적 악화를 직접 체감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예년 수준의 배당을 지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배당공시를 하지 않은 12월 결산 상장사들이 많지만 이미 공시한 기업들과 엇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은행과 건설사는 배당이 극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구조조정의 한 복판에 있는데다 은행들은 부실 여신 증가라는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은행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여서 배당을 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