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정보기술)업계의 감원 칼바람 속에서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은 업체''직원들의 아픈 자녀들을 직접 챙기는 따뜻한 회사'…. 미국 시사주간지 포천이 매년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직장에 올해엔 요즘 같은 불황기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천사표 기업'이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컴퓨터 데이터관리 솔루션업체인 넷앱이 그 주인공이다. 포천은 22일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베스트 100'을 발표하며 넷앱이 '꿈의 직장' 구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구글은 올해 4위로 3계단 밀려났다. 포천은 직원들에 대한 복지혜택과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문화,종업원에 대한 감원 여부와 매출 및 수익 등을 근거로 최고의 직장을 뽑는다.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넷앱은 일반인들에겐 비교적 생소한 이름의 회사지만 최근 6년간 포천의 '최고의 직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S&P500 지수에도 편입돼 있는 우량 기업이다.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넷앱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2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을 높였고,지난해 고용을 12% 늘린 반면 직원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미국 내 직원 5014명을 보유한 넷앱은 "근검절약하는 풍토가 중요하지만 1달러를 아끼기 위해 직원들이 녹초가 되도록 일할 필요는 없다. 상식을 활용하라"는 경영관을 내세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직원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넷앱은 직원들의 자녀를 입양할 때 1인당 연간 1만달러(약 13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2006년부터는 직원 자녀들 가운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아울러 전 직원들에게 1년에 5일씩 자원봉사를 위한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사내 피트니스센터와 세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분기별로 최고경영자에서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회사 경영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직원 교육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인다. 넷앱은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진이 직접 교육에 나서는 '토스트 프로그램(TOAST · 사내 전체 업무를 익히는 특별훈련)'을 실시한다. 또 직원 재교육 시설인 '넷앱U'를 통해 전문적인 인재 양성을 진행하고 있다.

넷앱에 이어 2위에 오른 에드워드존스는 개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금융자문 서비스회사로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2129명을 신규 채용했다. 3위를 차지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고용이 25%가량으로 크게 늘어났고,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 밖에 스타벅스는 지난해 고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24위로 명단에 올랐고,마이크로소프트(MS)는 실적 부진과 감원에도 불구하고 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면서 지난해 86위에서 올해 38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