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2009 경영전략] 현대중공업 '내실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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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2009년 경영전략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현대중공업에 대해 김성진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조선시장이 예측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데 현대중공업은 올해 경영전략과 목표가 확정됐습니까?
아직 사업계획을 못 잡은 상태입니다. 오는 29일이나 30일쯤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경영계획도 확정할 예정입니다. 회사측은 1월이 다 가도록 경영계획조차 못 잡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시장 예측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추정치지만 매출은 26%가량 늘어난 19조6천억원, 영업이익은 22%가 증가한 2조1천억원으로 예상됩니다. 현대미포와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할 경우 그룹 전체 매출은 24조5천억원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선박을 포함해 엔진과 플랜트, 각종 기계류를 포함해 사상최대인 282억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선박은 시황 악화로 당초 목표인 148척에 못 미치는 110척 수주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하반기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 부문은 이미 2~3년 전에 비싸게 수주한 물량이 매출로 잡혔습니다. 특히 시리즈 수주가 많았고 하반기 들어 후판 가격도 안정돼 영업이익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건설중장비 역시 4분기에 실적 악화가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올해가 문제인데요. 예년보다 선박 발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올해 조선 시장은 꽁꽁 얼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보다 선박 발주량이 30% 가량 줄어들 전망입니다. 클락슨 자료를 보면 지난해 4천만톤보다 적은 3천만톤 발주가 예상됩니다. 아무래도 금융시장이 위축된데다 경기 침체로 해운 시황 역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파이는 줄었지만 국내 대형사들의 수주몰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침체로 선두 주자인 한국보다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타격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선주들 역시 불안한 중국보다 검증된 한국으로의 발주를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이나 드릴쉽, FPSO 등에서 독점적 수주가 예상됩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지난해보다 20% 가량 줄어든 180억달러 수주가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앞으로 3~4년 후 일감입니다. 이미 도크 일정이 빽빽한 만큼 무리해서 수주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올해 건조해서 선주에게 인도해야될 선박만 119척에 달합니다. 따라서 올해 매출 역시 지난해 비슷한 19조원 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중국 등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후판 가격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영업이익은 오히려 사상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중공업의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습니까?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4년치 일감은 확보한 만큼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입니다. 또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에 나섭니다. 최길선 사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금융경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외부차입 없이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야 만이 최후의 승자로서 위기 속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생각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을 비롯해 해양과 엔진, 플랜트, 전기전자 그리고 건설장비 등 총 6개 사업부분이 있습니다. 통상 조선과 비조선 부문 매출 비중은 50대 50입니다. 일단 조선부문에 예년보다 부진하더라도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건설장비의 호조가 예상됩니다. 또 태양광과 발전설비 쪽도 꾸준한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도 중요한데요. 현대중공업의 올해 투자 계획은 어떻습니까?
지난해와 비슷한 1조6천억원의 투자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신규 투자보다 기존에 추진 중인 사업을 마무리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모든 투자는 그 효과가 단기간에 매출 및 이익으로 실현되어 다시 현금화할 수 있는 경우에만 집행토록 하고, 그 이외의 투자는 경영환경이 호전된 이후로 미룰 것이다."
일단 울산 조선소의 10번 도크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당초 1월말 가동 예정이었지만 조금 늦어져 3월에나 완공될 전망입니다. 10번도크는 앞으로 해양플랜트 전용 도크로 사용됩니다.
또 군산조선소는 현재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을 포함한 건설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오는 2월 1호선 건조를 위한 스틸컷팅을 시작으로 연간 50만톤의 블록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군산조선소는 현재 2011년말까지 물량인 벌크선 14척을 포함해 총 33척 38억달러의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올해 3천억원을 투자해 음성에 태양 전지 생산을 위한 2공장을 설립하고 연 생산량을 330MW로 11배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군산에 1천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으로 2010년부터 연간 400MW 규모의 발전기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시황 불황에도 불구하고 독점적 지배력과 다양한 포토폴리오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기에 주력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