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간판 전자업체인 소니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2005년 소니 최초의 외국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파란 눈의 사무라이' 하워드 스트링거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소니는 22일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인 2600억엔(약 3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됐던 적자 규모 1000억엔의 두 배를 넘는 것이다. 또 순이익도 1500억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LCD TV 등 주력 제품의 판매 부진과 엔고로 인해 14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소니는 국내 2개의 TV 공장 중 한 곳을 폐쇄하고,국내 정규직 사원의 3%인 2000명 이상을 감원키로 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안을 둘러싸고 스트링거 회장과 일본인 임원들 간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일본인 원로급 임원들은 감원 규모가 지나치게 많고,TV 부문과 같은 핵심 사업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올려놓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