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제품 포장 전문업체인 삼정피앤에이(대표 장병기)가 세계 최초로 철강제품 포장용 로봇(Strap Master) 결속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trap Master'는 포스코에서 생산된 각종 철강 코일 제품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흔들림이나 손상 방지를 위해 철제 밴드로 묶는 자동화 로봇이다. 삼정피앤에이는 이 로봇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기존 세 가지 공정으로 분리돼 있던 철강 포장용 밴딩작업을 하나로 통합해 작업장 내 포장라인 전체 길이를 기존의 평균 22m에서 7m로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스코 등 국내외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열연 냉연 등 대형 철강코일은 개당 무게가 5t에서 최고 25t에 달하는 특성상 코일의 바깥과 내부,중앙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일일이 옮겨가며 철제 밴드로 묶는 작업을 해왔다. 이로 인해 최소 9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돼 수작업을 해야 했다.

회사 측은 또 기존 포장설비는 코일 형태와 포장 형태 등에 따라 제각기 전용 포장설비가 필요한 반면 이번에 개발한 로봇은 수직 수평은 물론 파이프 빔 등 어떤 형태의 철강코일 포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포장기기와 비교할 경우 35%가량 설치 비용이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다.

장병기 사장은 "지난 2년간 관련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 기술교육을 받아가며 연구개발에 매진한 끝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포장용 로봇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장 사장은 "해외시장 규모만 최소 1000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이르면 2~3년 이내에 시장의 50% 이상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도 최근 삼정피앤에이 로봇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거쳐 포항과 광양 두 제철소에 설치된 180대가량의 수입산 포장용 밴딩기 전량을 삼정피앤에이 로봇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정피앤에이는 이를 기반으로 철강제품 포장 공정 전체의 자동화에 나서 2012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의 글로벌 철강포장 전문업체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735억원에 이른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