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치열한 경쟁 속에 5조원대의 청약자금이 몰리며 성공리에 마감됐다. 14일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은 청약 마감일인 이날까지 총 5조2989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16.35 대 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배정 주식은 6000만주였지만 청약된 주식 수는 9억8100만여주에 달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마감 직전 외국인과 기관의 청약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집계가 지연되기도 했다"면서 "이중 청약 여부 점검 결과에 따라 일부 수치가 변경될 수는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하이닉스의 유상증자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신주 발행가가 5400원으로 7000원대인 최근 주가보다 크게 낮아 차익을 노린 기관의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날 하이닉스의 주가는 외국계 창구 등을 통해 3000만주가량의 매물이 쏟아지며 6730원으로 4.81% 급락했지만 여전히 신주 발행가에 비해선 19.7%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반공모 방식은 권리락이 없는 데다 유상증자 신주가 상장되는 오는 30일 이후 주가가 5400원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투자자들은 2주 만에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D램 가격이 향후 추가적으로 반등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참여율 확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유상증자 이후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도원 연구원은 "청약 마감 이후 배정 주식 수가 확정되는 15일부터 기존 주주들의 물량 교체에 따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