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는 GM대우의 우량 부품업체에 대해서도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회생 가능성이 낮은 중소 조선사는 신속히 구조조정하되 기존 부지는 대형 조선사 블록공장이나 수리조선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경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실물경제 위기동향'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보고했다. 지경부는 GM대우의 현재 자금사정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GM대우는 2002년 매각 당시 산업은행 등 4개 은행과 설정한 크레디트라인이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유동성 부족 우려는 크지 않다"며 "소형차 위주의 제품구조와 높은 신흥시장 판매 비중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시황에 따른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GM대우의 지난해 생산량이 81만3000대로 2007년보다 13.8% 줄어든 데다 지난해 10월 이후엔 생산량 감소세가 더욱 심화돼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 322개사 가운데 일부는 위기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경부는 판단하고 있다. GM대우 협력업체의 전체 납품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산업적 기술적 측면에서는 상당히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쌍용자동차가 어느 정도 자구노력을 할 것인가가 열쇠"라며 "절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면 예상되는 고용불안과 협력사 경영부실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결집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신생 조선사들의 경우 일부 퇴출 등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경부는 보고했다. 2009년 이후에도 당분간 수요 약세가 예상돼 2.5년분인 적정 수주잔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장 생존하더라도 다시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비교적 우량했던 기존 중소 조선사들마저 키코(환 헤지 통화옵션상품) 피해 등으로 지금보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동수 수출입은행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박 건조와 인도능력이 없는 곳까지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도 "조선업은 앞으로도 주력 수출산업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인 만큼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박준동/노경목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