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S,스마트폰에 솔루션 탑재
각종결제ㆍ제품 출고현황 등 담아


삼성SDS가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T 옴니아'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모바일 데스크'라는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각종 비즈니스 결제를 비롯 제품 출고 현황 등 SCM(공급망관리) 시스템을 휴대폰에 통째로 담겠다는 전략이다.

'블랙베리'의 림을 비롯 노키아,모토로라 등 외국 기업이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힘이 얼마나 발휘될지 주목된다.

◆주목받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작년 11월 말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CIO(최고기술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바일 데스크를 탑재한 T옴니아의 성능 테스트를 위한 자리였다. 블랙베리와의 비교 시연도 이뤄졌다.

김호 삼성SDS EO솔루션사업부 상무는 "삼성전자,삼성증권 등 계열사들이 내년 초부터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S의 특성상 법인 고객이 많기 때문에 이들 기업을 주요 마케팅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국내에서 기반을 다지고 나면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러시아 등 삼성전자 휴대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공략 대상이다.

김 상무는 "CPU 용량으로 볼 때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예전 486급 PC 수준"이라며 "비용 절감,업무 효율성을 원하는 기업들의 스마트폰 수요가 매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래디카티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용 스마트폰의 핵심 서비스인 푸시 메일(push mail · 이메일을 휴대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사용자가 작년 말 2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래디카티는 최근 2~3년 동안 연평균 100%의 성장세를 타고 있는 푸시 메일 이용자가 2011년에는 4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랙베리와의 한판 승부

기업용 스마트폰의 개념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모든 비즈니스 업무를 휴대폰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푸시 메일 서비스다. 메일 계정에 편지가 도착하면 휴대폰에 알람 메시지가 떠 즉각 확인해 볼 수 있다. 해외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에겐 푸시 메일이 시간 절약을 위한 '효자'다.

각종 결제와 일정 확인도 '손 안의 PC'를 통해 할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SCM 등과도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도 철저하게 관리된다. 사용자가 분실 신고를 하면 모든 접근 권한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

앞으로 관건은 모바일 데스크를 탑재한 삼성의 스마트폰이 블랙베리 등 기존 기업용 스마트폰에 어느 정도까지 대적할 수 있느냐 여부다.

블랙베리는 북미 시장을 석권하는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42%에 달한다. 김 상무는 "블랙베리의 주요 타깃은 한국에 나와 있는 외국계 회사 직원들"이라며 "국내에서만큼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SDS가 블랙베리와의 경쟁에 자신 있어하는 이유는 이용료는 저렴하고 서비스 질은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스마트폰은 대당 월 사용료 1만3000원에 데이터 요금 6000원인 데 비해 지난 16일 국내에 상륙한 블랙베리는 월 사용료 2만6000원에 데이터 요금이 1만원이다. 삼성 스마트폰이 국내 여건에 맞게 최적화돼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액셀,워드,파워포인트 등 3종류 첨부 파일만 볼 수 있는 블랙베리에 비해 삼성 스마트폰은 모든 형태의 첨부파일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협업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제조 일변도에서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림이 휴대폰 제조와 기업형 모바일 솔루션 개발이란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지난해 7조원의 매출을 올렸고,애플 역시 앱스토어라는 웹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만들어 작년에 20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내는 등 단말제조사들이 서비스 분야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