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 주연의 KBS 2TV 새 대하드라마 '천추태후'가 초반 바람몰이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천추태후'는 3일 첫방송에서 20.0%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2회는 24.3%로 상승하며 고려 여걸의 부활을 알렸다.

여성을 내세운 사극들이 줄줄이 방송될 예정인 가운데 그 첫 주자로 나선 '천추태후'는 여성 영웅의 액션은 물론 모성애와 애절한 사랑까지 그리며 남성과 여성 시청자를 동시에 사로잡을 태세다.

실제로 '천추태후' 첫 주 방송에 대한 시청률을 분석하면 남성과 여성 시청자들의 고른 관심이 눈에 띈다.

사극의 전통적인 시청자층인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이 움직인 것.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 결과, '천추태후'의 1-2회 시청자층을 성연령별로 보면 남자와 여자 40대가 각각 12.3%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을 보였다.

이를 KBS가 과거 방송한 사극들과 비교하면 여성 시청자들의 비중이 증가했음이 나타난다.

2006년 9월16일부터 방송된 '대조영' 1-2회는 남자 40대가 12.5%로 가장 높았으며 여자 30대는 10.2%에 그쳤다.

지난해 방송된 '대조영' 역시 남자 40대(13.2%)에 비해 여자 40대는 10.9%로 차이를 보였다.

일단 기존 남성 시청자들은 '천추태후'가 첫 회에서 국내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곰 전투 장면 등 대규모 전쟁 장면에 환호한 것으로 보인다.

채시라를 비롯한 배우들은 촬영에 앞서 수개월 동안 액션스쿨에 다니며 무술과 승마 등을 훈련했으며 그 땀방울이 강도 높은 액션 연기로 브라운관에 펼쳐졌다.

최근 KBS 2TV '대왕 세종'과 MBC '이산', SBS '바람의 화원' 등 비교적 온건한 분위기의 사극이 많이 방송된 가운데 대규모 전투 장면은 '대조영', '불멸의 이순신', '해신' 등을 즐겨보던 이들의 갈증을 풀어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여성 영웅에 대한 여성 시청자의 관심이다.

사극 속 전쟁 장면은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이번에는 여성인 천추태후가 그 중심에서 활약하며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또 천추태후는 김치양(김석훈), 강조(최재성) 등과 나누는 애절한 사랑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연출자인 신창석 PD는 "낯선 소재이지만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서 초반에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남성 시청자들이 전쟁 장면을 반가워했다면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여성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란과의 전쟁 장면 등이 앞으로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시청자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라며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무궁무진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 만큼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찬란했던 고려 문명에 대한 자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