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돈이 흐른다] 경인운하 어떻게 개발되나‥한강~서해 18km 4000t 급 선박 운항…

김포ㆍ인천 터미널 레저기능까지 갖춰

2.25조원 경인운하 사업비, 한국수자원공사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한다


정부가 3월부터 재개하기로 발표한 경인운하 사업은 대규모 시중 부동자금을 수도권 서부 지역 및 서울 한강 주변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젝트다. 경인운하는 한강과 연결돼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인운하 주변 인천 송도 및 청라지구,김포 일대는 물론 서울시가 개발을 추진 중인 마곡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이 벌써부터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인운하 어떻게 만들어지나

국토부가 확정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경인운하 사업은 이미 조성된 굴포천 방수로(14.2㎞)와 새로 건설할 한강쪽 3.8㎞ 길이의 수로를 이어 총 18㎞의 주운(舟運)수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운하의 폭은 80m로 계획하고 있다. 당초 100m로 계획을 잡아놨지만,20m를 축소해도 물류 운송 등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수로 양쪽 끝단인 서해 쪽과 한강 쪽에는 각각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이 세워진다. 정부는 이곳을 단순 화물하역 공간이 아닌 공원시설과 마리나시설이 어우러진 휴식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인천터미널은 약 280만㎡ 부지에 갑문 3기，부두 14선석이 갖춰지고 김포터미널은 이보다 규모가 작은 갑문 1기와 부두 13선석이 들어선다. 또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을 연결하는 15.6㎞，왕복 4차선 제방도로를 건설해 인천 청라지구 등에서 서울 접근이 용이하도록 했다.

경인운하를 운항하는 선박은 바다와 강을 모두 다닐 수 있는 RS(River&Sea) 4000t급으로 정해졌다. 이 선박은 길이가 135m，너비는 16m이며 평균 160TEU，최대 250TEU를 실을 수 있다. 이 배의 운항수심(6.3m)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방수로 깊이에서 평균 1.6m를 더 파낼 방침이다.


◆앞으로 추진 계획은

경인운하 사업은 원래 1995년에 민간투자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04년 4월 민간 업체들과의 계약이 해지됐다. 때문에 이번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해 추진하며 수공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조달할 계획이다.

2조2500억원의 사업비 중 본 사업에 1조6200억원을 투입하고 배후단지 조성에 6300억원을 쓴다. 정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을 추진하되 향후 운영 수입，배후단지 분양 등으로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방수로~김포터미널 연결 공사는 환경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 3월 조기 착수하기로 했다. 교량，갑문 등의 경인운하 주요 공정은 오는 2011년 11월 완공해 선박을 본격적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시장 영향은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경인운하 사업의 본질을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수도권 개발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정부가 물류비용 절감 등을 운하 건설의 배경으로 꼽고 있지만,그보다 친환경 개발을 통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경인운하 수혜 지역이 어디가 될지에 관심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터미널이 들어서는 주변 지역도 관심 대상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은 "정부가 터미널을 단순 하역시설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레저 관광단지 기능을 부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터미널 예정 부지 주변 토지 및 주택시장 등으로 시중자금이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하 주변 주요 주거지역도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송도 및 청라지구,김포 일대,서울 강서권 등이 대표적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