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 0100] "한국이름은 현석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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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외국인 애널리스트를 직접 보기란 쉽지 않은데요.
윌리엄 훈세이커, 한국이름 현석호 연구원을 김의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조금은 빽빽해 보이는 사무실.
이곳 한켠에 윌리엄 훈세이커 애널리스트의 자리가 있습니다.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오랫동안 외국계 증권사에 있었던 그로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문화가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외국계 증권사들은 좀더 솔직하게 의견을 내놓습니다. 처음에는 이 기업은 전망이 좋지 않은데 왜 매도하라고 하지 않느냐, 하고 싶어도 안된다고 합니다. 매도의견 내면 기업하고 사이가 나빠진다고 그래서 할 수 없고 매도의견 내면 난리납니다. 조금 편하게 말로는 좋지 않게 표현을 하지만 공식적으로 매도의견 안냅니다. 국내 증권사 매도추천하는 없을 거예요."
대학교수라는 7년간의 외도를 접고 지난해 7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 부장으로 증권업계에 되돌아왔습니다.
30대 중반에 ING베어링증권 리서치 수장까지 맡았던 그는.
당시만큼 힘들었던 시기도 없었지만 활력도 그만큼 넘쳤던 때였다며 이것이 증권사로 다시 온 이유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하루종일 연구실에 있고 만나는 사람 많지 않고 뭔가 다시 신나게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가니까 교수를 하다가 기업체로 가냐"
이제 같은 동료로 일하게 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진짜 세세하게 다 알아요. 예전 애널리스트 당시 어떨 때는 그냥 모른다고 했어야 했습니다. 여기는 항상 답이 있어요. 매일매일 프리젠테이션은 하나나 두개, 모든 소식이 한국말로 들어오잖아요. 외국계 증권사들 아니라고 하겠지만 여기는 더 전문적인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천편일률적인 시각들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습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어떤 면에서 보면 시각들이 다 비슷비슷해요. 어느 증권사에가도 레코멘테이션 거의 똑같고 목표주가 거의 똑같고 그렇습니다."
또 애널리스트간 과도한 경쟁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유있는 여유는 챙겨야 한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분기마다 기업실적이 발표되는데. 대부분의 해외 증권사들도 실적발표한 날 이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는 합니다. 이번 반기 실적은 이렇다. 반응정도 간단히 내놓고 끝납니다. 목표주가 조정, 예측은 아마 일주일 후에나 하고요. 그렇지만 여기선 그날 다해야 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런 것이 좋은 거 아닙니다. 실적 발표한 그날 재무제표에는 필요한 내용이 충분히 있지 않습니다. 대략만 나오잖아요. 대략만 보고 수정하는 거는 분명히 실수도 많아요."
뒤늦게 주고 받은 명함에는 윌리엄 훈세이커와 발음이 비슷한 한국이름 현석호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20년 전 한국에서 첫 직장이였던 한화그룹 시절 얻게 된 이름입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 한국이름은 어떻게 얻게 돼셨나요?
한화그룹 이사님이 지어주셨습니다. 마음에 드세요? 그때는 좋은 이름인지 몰랐는데 이후 사람들은 이름 좋다고 많이들 해줍니다."
업무를 마치고 차한잔을 마시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찻집으로 향하던 중, 최근에 화제가 됐던 미네르바 얘기를 잠시 나눴습니다.
" 최근 사이버논객 미네르바가 많이 회자되고 그랬습니다. 들어본적 있으세요?
신문에서 한번 봤습니다. 처음에는 뭔지 잘 모랐는데요. 사무실에서 미네르바 얘기 나오고 빌부장도 아냐고 얘기를 나누고 했습니다. 자세하게는 잘 모릅니다. 이렇게 일어 날거다 별로 안믿습니다. 누군지도 모르고 어떤 일이 일어나서 나고 보면 어~ 그랬다 하잖아요. 안믿어요.
전문가들이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해줬다는 점도 있었다고 보는데?
그런 면은 좋을 수도 있고 연구하는 중에 미국에서 유명한 사이트 봅니다. 그런데 리서치 하는데 그곳에서 나온 정보를 쓰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도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네르바도 비슷하게 그걸 보고 그럴 수도 있는 거 같다 는 시각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는 블로그 등 다양한 형태로 리서치 자료를 내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조심스레 꺼내 놨습니다.
[인터뷰] 윌리엄 훈세이커 / 대신증권 연구위원
"국내 증권사와 해외쪽 시각 보여 줄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할까 많은 테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신증권 사이트에 블로그도 운영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열어보고 볼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외국사람으로서 국내 증권사에 있으면서 내 시각이 어떤 것인지 그것은 공식적인 보고서로 준비하기에는 시간 놓치는 거예요. 빨리해야 돼요."
증권사 러서치 업무는 에너지, 힘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윌리엄 훈세이커.
육개장을 즐겨먹는 낯선 외국인의 새로운 시도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WOW-TV NEWS 김의태입니다.
김의태기자 wowm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