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열혈골퍼, 쉬지않고 8시간 30분 동안 도전

'에이지 홀'(age hole)을 아십니까. 노 · 장년 골퍼가 한번에 자신의 나이나 그 이상의 홀만큼 플레이하는 것을 뜻한다. '에이지 슈트'와 더불어 건강 · 기량 ·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거주하는 팀 머레이(60)는 최근 집 근처 햄든의 뉴헤븐CC에서 61홀 플레이를 했다. '열혈 골퍼'인 머레이는 자신의 60세 생일을 보람 있게 보내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 끝에 하루 휴가를 내 이 같은 기행을 벌였다고 한다. '에이지 홀'에 도전하기로 한 그에게 닥친 첫 번째 고민은 택일이었다. 미국 골프장이라고 하지만 한 사람이 몇 라운드를 계속해서 하려면 주변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그래서 비바람이 몰아치고 몹시 추운 날을 잡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골프장은 비다시피 했고 그가 도전하는 데 장해물이 되지 않았다.

머레이는 골프백을 스스로 끌고 '장정'에 돌입했다. 중간에 벼락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쳐 30분 정도 쉬기는 했지만 그 시간을 빼고 꼬박 61홀(3라운드 54홀+7홀)을 마치는 데 8시간30분(510분)이 걸렸다. 홀당 8분36초가 소요된 것이다. 18홀 스코어는 83~89타로 나쁘지 않았으나 버디는 61홀 동안 단 1개 잡는 데 그쳤다.

그는 "생일날 61홀을 하면서 지나간 6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왜 하필 61홀이었느냐?"는 질문에 "60번째 홀이 클럽하우스에서 600야드나 떨어져 있어 이왕 들어가는 김에 파5짜리 한 홀을 더 플레이해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일본인은 80세이던 1983년 15시간37분 동안 108홀을 도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는 1993년 임흥순씨(당시 50대)가 캐디를 대동하고 용인프라자CC에서 200홀(11라운드 198홀+2홀)을 플레이한 적이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