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요금 분쟁에다가 한파와 폭설까지 겹치면서 유럽에서 최악의 '가스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국영 에너지회사인 나프토가즈의 발렌틴 첸리안스키 대변인은 러시아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이날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연결된 마지막 수출용 가스수송관을 폐쇄했다"고 비난하며 공방을 벌였다.

양국 간 가스 분쟁으로 인해 이탈리아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17개국이 심각한 가스 부족 사태에 처해 있다. 영국에선 전날 천연가스 가격이 27%나 급등했다. 설상가상으로 수십년 만에 최악인 한파와 폭설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흘간 가스 공급 중단 사태를 겪었던 2006년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폴란드와 크로아티아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주민들의 난방 수요 충당을 위해 기업의 가스 사용을 중단토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불가리아와 리투아니아는 오랫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선 천연가스 비축분에 여유가 있는 회원국이 공급난이 심각한 다른 회원국에 천연가스를 빌려주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EU가 브뤼셀에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