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주들이 금호생명 사옥 매각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호그룹이 유동성 문제 해결 과정에서 그동안 잃었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신호로 진단했다. 금호그룹 계열사인 대우건설은 7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1000원으로 마감되며 단숨에 1만원 선을 돌파했다. 금호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도 각각 9.68%,5.58% 올랐고 아시아나항공(4.17%)과 금호타이어(3.74%)도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금호그룹주의 상승세는 금호생명이 하루 전 사옥을 제이알자산관리에서 설립한 부동산 투자회사에 240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호생명이 사옥을 처분함에 따라 부동산 가치 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이에 따라 금호생명 매각 작업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옥은 금호생명 소유로 매각 대금은 모두 금호생명으로 유입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옥 매각으로 금호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급격히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했다. 한상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그룹이 필요한 자금은 조 단위인 반면 사옥 매각 대금은 2400억원에 그쳐 필요한 유동성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다만 금호그룹이 유동성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