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重·LG전자 등 외국인 쇼트커버링 힘입어

외국인이 주식을 되사서 갚는 '쇼트커버링'에 적극 나서자 우량주들이 꿈틀대고 있다. 쇼트커버링을 유발한 빌린 주식을 매도하는 '공매도'가 우량주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옮겨간 뮤추얼펀드들이 최근 국내 주식을 편입하고 있어 대형 우량주의 주가가 중소형주보다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0개 종목의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는 6일 1.92%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1.76%)을 웃돌았다. 우량주들이 상장주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2.93% 오른 지난 2일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은 3.28%에 달했고,전날에도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등 올 들어서 우량주의 강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대형주의 선전은 외국인의 쇼트커버링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종목이 그동안 공매도가 많았던 대형 우량주에 집중되면서 수급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LG전자(373억원) 포스코(328억원) 현대차(277억원) KB금융(266억원) LG디스플레이(230억원) 한국전력(184억원) 등이다. 전날 기준 대차잔액(빌린 주식의 합계) 상위 종목인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현대건설 KB금융 한국전력 등과 비슷한 순서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악재는 모두 드러나 있는 반면 유동성 확대와 정책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증시가 1200선 바로 밑까지 슬금슬금 올라오자 손실을 줄이려는 외국인들이 공매도가 집중됐던 우량주를 사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자금 사정을 회복한 해외 뮤추얼펀드들도 최근 국내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리면서 우량주들의 주가 상승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평균 수익률을 맞추려면 우량주 위주의 편입이 필요하다.

서영호 JP모간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해외 뮤추얼펀드는 작년 말 결산을 위해 주식을 정리하며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돈까지 들어와 주식 비중을 다시 늘리고 있다"며 "이 펀드들이 국내 증시의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을 미리 사들이고 있어 대형주 위주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복귀한 외국인들이 당분간 주식시장을 떠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작년 5월 8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가 다음 달인 6월에 4조8000억원의 주식을 대거 정리했지만,지난달엔 8500억원가량을 순매수하고 올 들어서도 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등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