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 유동성 위기로
내수 소비 회복 악영향
정부 지원확대 검토해야

이병구 롯데카드 사장은 "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여신금융업계에 대한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 회장인 이 사장은 1일 협회 회원사 임직원 앞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여신금융업계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지원 규모가 작고 대상도 제한돼 있어 업계의 돈맥경화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 기금 중 5000억원가량을 카드사나 할부ㆍ리스사의 회사채를 매입하는 데 쓴다는 방침이지만,여신금융업계는 지원 규모와 대상이 제한돼 있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할부ㆍ리스사들은 여신금융업계 몫으로 배정된 채권시장안정펀드 중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카드사 채권을 매입하는 데 투입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사장은 여신금융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경우 내수 소비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여신금융사가 자동차 할부를 비롯한 실물산업 부문에 활발하게 여신을 제공해야 내수 판매가 원활해지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상당수 할부금융사들이 영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새해에는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침체에 접어들어 카드사들에도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