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송년회와 신년회 등 회식 술자리가 잦아지는 가운데 여성 직장인 2명 중 1명은 회식자리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이 회사 회원인 여성 직장인 729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식자리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2.3%가 '있다'고 응답했다.
회식자리를 제외하고 평상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당한 경험은 39.1%가 '있다'고 답해 회식자리에서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당한 회식자리는 '회사 전체 회식'(50.4%,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부서별 회식'(43.3%), '동료들과의 회식'(16.5%), '거래처 회식'(12.6%) 등이 있었다.
성희롱을 가했던 상대는 51.2%(복수응답)가 '직속 상사'를 꼽았다. 이어 'CEO 등 임원급'(35.4%), '동료'(16.5%), '기타'(9.4%), '거래처 직원'(7.9%) 등의 순이었다.

성희롱 유형은 '포옹 등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74%, 복수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도 '성적인 야한 농담'(41.7%), '몸매, 외모에 대한 비하 발언'(30.7%), '술시중 강요하는 행동'(26.8%), '노골적인 시선'(15.7%) 등이 있었다.

대응 방법으로는 51.2%가 '그냥 넘어갔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명확히 거부의사를 밝혔다'(22.8%), '동료에게 알려 공동으로 대응했다'(6.3%), '가해자보다 상급자에게 보고했다'(5.5%), '개인적으로 만나서 사과를 요구했다'(0.8%) 등의 의견이 있었다.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간 응답자(195명)는 그 이유로 '대응을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33.8%)를 가장 많이 택했다. 이 외에도 '내가 잘 피하면 되기 때문에'(18.5%), '업무상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12.3%), '다들 참고 있어서'(7.7%), '상대가 나이가 많은 연장자라서'(7.7%) 등을 꼽았다.

성희롱을 가한 당사자가 처벌이나 징계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5.5%만이 '예'라고 대답했다. 특히 동료에게 알려 공동 대응하거나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도 29.4%만이 처벌 또는 징계를 받았다고 답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희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담당부서나 담당자가 있는 곳은 24.7%에 그쳤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