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환경…끝내 새해계획 못 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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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등 "못짜는게 아니라 안짜는것…내년 1월중·하순돼야 윤곽"
삼성 등 4대 그룹을 포함,주요 대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채 해를 넘기게 됐다. '빅4' 그룹이 모두 신년 사업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새해를 맞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매출 투자 고용목표 등 구체적인 내년도 경영계획을 연내 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사업계획 확정 일정을 내년 1월이후로 늦추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환율 금리 유가 등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글로벌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사업계획을 '못짜는' 것이 아니라 '안짜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현 단계에서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게 의미가 없고,경영환경에 따라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전 사업계획서는 잊어라"
SK그룹은 매출 투자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이른바 '마스터 플랜'식 사업계획서를 짜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다양한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시나리오 플랜'을 내년 1월 중순께 마련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내년 경영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인 만큼 전시적 사업계획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임기응변식 사업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예년보다 3개월 앞당겨 실시,촘촘한 '시나리오 플랜'작성에 새 경영진을 참여시키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아예 사업계획 수립일정을 내년 1분기 중으로 늦춰잡았다. 1분기 대내외 경영환경을 경험해 본 뒤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서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한해 사업계획서의 '무용론'을 몸으로 체험했다. 올해 사업계획에 480만대의 판매목표를 잡았으나,실제 판매실적은 420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지만,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며 "세부 사업계획을 내년 1분기이후 확정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내년 1월4일까지 전 공장이 휴업하는 GM대우자동차는 최근 신년 사업계획을 재수립했지만,이나마 용도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 9월에도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했지만,GM 본사의 유동성 위기 및 국제유가 급등락 등 외부변수로 인해 폐기했었다.
회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한해 생산 및 판매계획 등을 밝혔겠지만 현재의 비상경영 상황에서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기가 힘들고 의미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들,'11개월짜리' 사업계획 수립 불가피
삼성은 특검 최종심 판결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사업계획 마련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 관계자는 "공판일정도 그렇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계획을 만들어 봐야 또 수정할 것이 뻔해 일정을 늦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예정된 전략회의 이후 사업계획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1월 초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계열사별 기업설명회가 예정된 1월28~29일 이전에 최종 사업계획서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내년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지는 못했지만,지난달 구본무 그룹 회장이 주재한 컨센서스 미팅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은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전략은 대부분 정해졌다"며 "1월 기업설명회 전까지 환율 금리 등 외생변수들의 변화 방향을 좀 더 지켜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 등 숫자로 나타나는 지표들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도 기준 환율은 1100원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내년 투자금액만 정해 놓고 나머지 사업계획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확정지을 방침이다. 대략적인 윤곽은 잡혔지만 철강시황 환율 금리 등 어느 것 하나 성급히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몇 갈래로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 회사는 내년 국내 투자규모를 사상최대인 6조원대로 정했다. 이와 별도로 1조원 가량의 해외 투자도 고려 중이다. 철강시황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외국 철강회사들과 원자재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광산업체 등이 주요 타깃이다.
선(先)수주로 매출규모가 확정된 조선업체들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환율 변수에다 조선업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사업계획을 팀별로 짜고 있으며,연말까지 대략적인 구도를 정한 뒤 내년 초 열리는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확정짓기로 했다.
손성태/송형석 기자 mrhand@hankyung.com
삼성 등 4대 그룹을 포함,주요 대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채 해를 넘기게 됐다. '빅4' 그룹이 모두 신년 사업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새해를 맞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매출 투자 고용목표 등 구체적인 내년도 경영계획을 연내 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사업계획 확정 일정을 내년 1월이후로 늦추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환율 금리 유가 등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글로벌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사업계획을 '못짜는' 것이 아니라 '안짜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현 단계에서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게 의미가 없고,경영환경에 따라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전 사업계획서는 잊어라"
SK그룹은 매출 투자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이른바 '마스터 플랜'식 사업계획서를 짜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다양한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시나리오 플랜'을 내년 1월 중순께 마련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내년 경영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인 만큼 전시적 사업계획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임기응변식 사업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예년보다 3개월 앞당겨 실시,촘촘한 '시나리오 플랜'작성에 새 경영진을 참여시키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아예 사업계획 수립일정을 내년 1분기 중으로 늦춰잡았다. 1분기 대내외 경영환경을 경험해 본 뒤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서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한해 사업계획서의 '무용론'을 몸으로 체험했다. 올해 사업계획에 480만대의 판매목표를 잡았으나,실제 판매실적은 420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지만,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며 "세부 사업계획을 내년 1분기이후 확정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내년 1월4일까지 전 공장이 휴업하는 GM대우자동차는 최근 신년 사업계획을 재수립했지만,이나마 용도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 9월에도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했지만,GM 본사의 유동성 위기 및 국제유가 급등락 등 외부변수로 인해 폐기했었다.
회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한해 생산 및 판매계획 등을 밝혔겠지만 현재의 비상경영 상황에서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기가 힘들고 의미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들,'11개월짜리' 사업계획 수립 불가피
삼성은 특검 최종심 판결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사업계획 마련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 관계자는 "공판일정도 그렇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계획을 만들어 봐야 또 수정할 것이 뻔해 일정을 늦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예정된 전략회의 이후 사업계획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1월 초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계열사별 기업설명회가 예정된 1월28~29일 이전에 최종 사업계획서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내년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지는 못했지만,지난달 구본무 그룹 회장이 주재한 컨센서스 미팅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은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전략은 대부분 정해졌다"며 "1월 기업설명회 전까지 환율 금리 등 외생변수들의 변화 방향을 좀 더 지켜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 등 숫자로 나타나는 지표들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도 기준 환율은 1100원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내년 투자금액만 정해 놓고 나머지 사업계획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확정지을 방침이다. 대략적인 윤곽은 잡혔지만 철강시황 환율 금리 등 어느 것 하나 성급히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몇 갈래로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 회사는 내년 국내 투자규모를 사상최대인 6조원대로 정했다. 이와 별도로 1조원 가량의 해외 투자도 고려 중이다. 철강시황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외국 철강회사들과 원자재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광산업체 등이 주요 타깃이다.
선(先)수주로 매출규모가 확정된 조선업체들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환율 변수에다 조선업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사업계획을 팀별로 짜고 있으며,연말까지 대략적인 구도를 정한 뒤 내년 초 열리는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확정짓기로 했다.
손성태/송형석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