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마지막 거래일이다. 코스피지수가 엿새만에 반등하며 암울했던 한해를 그나마 막판 상승이라는 유종의 미로 마무리할 분위기다.

30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과거 폐장일 일별 등락을 살펴보면 전일 종가와 폐장일 시가와 비교해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이후 8차례의 폐장일 가운데 전날 종가와 당일 시가 대비 상승한 경우는 모두 6차례로 집계됐다. 2002년 크게 하락한 경우를 제외하면 폐장일 주가는 보합세를 보이거나 상승했다.

이 증권사 이영 연구원은 "배당락일 이후 배당을 피하기 위한 주식 매도세가 진정됨에 따라 배당락에도 불구하고 낙폭이 제한됐던 흐름이 폐장일까지도 연장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주식시장 하락 리스크가 제한적인 상태"라며 "또 정책당국의 원달러 환율에 대한 개입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닷새 연속 조정을 받으면서 단기 급등 부담이 사라진 데다 수급 상황도 개선되며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순매수하고 있는데다 윈도 드레싱(기관들의 종가관리성 매매)으로 추정되는 기관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기관과 연기금의 윈도 드레싱 가능성이 상존해 있고 지수가 5일 연속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하락보다는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폐장일 상승 기대감은 높지만 연초 증시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정책 모멘텀 공백, 실적 우려에 따른 주도주 부재, 수급여건 불투명 등 미심쩍은 구석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현금을 들고 쉬어가는 편이 낫다"고 제시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는 물량의 경우 특정 투자주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분기말 종가를 관리하기 위한 윈도 드레싱 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30일까지는 이런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단순하게 상승 확률로 본 1월효과는 '복불복'이라고 표현했다. 1975년부터 2008년까지 1월 상승 확률은 50%로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월평균 상승 확률이 53.4%라는 점을 고려해 볼때 1월효과 현상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삼성증권은 주장했다.

험난했던 2008년을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증시의 대내외 변수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은 가져가야 할 재산이다. 2009년 기축년 소띠해에 황소장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간절하겠지만 수익률을 내는 것은 위기관리 능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