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언 대구은행장(사진)은 "위기 상황에서는 전 임직원이 1인 2역을 해내야 하며 고참 직원들의 경험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조직을 간소화해 생산성을 높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업무 범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의 생각은 대구은행이 지난 26일 실시한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구은행은 기존 6명이던 부행장을 4명으로 줄였고 12개 중소 지점은 폐쇄하거나 인근 대형 지점과 통합해 부장 및 지점장급 직원 16명을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행장과 본부장들은 그간 부장급이 하던 업무를 함께 맡게 됐고 지점장 5명은 1인 2지점장 역할을 하게 됐다.

이 행장은 "현재 대구은행의 본부장 이상 임원들은 10년 전 외환위기를 극복할 때 실무자로서 주된 역할을 했던 사람"이라며 "이들 중 일부에게 부서장을 겸하도록 한 것은 당시 얻었던 노하우를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내는 데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1인 2지점장제는 영업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직을 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향후 기업과 가계부문의 부실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리스크관리부를 리스크관리단으로 승격시키고,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것에 맞춰 자금시장사업단 편제를 바꾸는 등 필요한 부문의 기능은 강화했다.

이 행장은 "다음 달 중순 27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비롯해 자본 확충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은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2%,기본자기자본비율 9%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