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는 합병 등을 추진하는 상장사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남발을 막기 위해 이사회 결의가 공시된 후 24시간 이내에 매입한 주식에 대해서만 허용된다.

이는 이사회 공시 이후 주가가 해당 기업이 미리 제시하는 주식매수청구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매수청구권을 행사, 아무 위험 없이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돼 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26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자통법과 함께 내년 2월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이사회 결의 공시 이후 24시간 내에 증권사에 주식 매수주문을 낸 경우에만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지금은 공시 이후 합병 주주총회를 열기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 이전까지만 주식을 사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시 이전에 취득한 주식은 종전과 같이 앞으로도 청구권이 인정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영업양수도 등 기업의 중요한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가 있을 경우 회사 측이 이들의 보유주식을 적정 가격으로 산정된 주식매수청구가격으로 매입,주주를 보호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로 인해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을 매입해 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 '무위험 차익거래'가 성행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 시장 안정을 위한 공매도 규제조항도 마련된다. 예를 들어 금융 위기시 공매도가 급증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를 제한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공매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증권거래소에 위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해지해 자기주식을 반환받는 경우 자기주식 취득제한 기간(3개월)에 포함시키지 않고 유가증권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발행예정금액의 감액정정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