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설계회사인 한국지오컨설턴트를 운영하는 오정환 사장(52)은 골프 입문 후부터 지금까지 골프에 관련된 레슨이나 이론을 모은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신문이나 잡지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나오면 오려서 항목별로 분류,정리했다. 그동안 만든 스크랩북만 8권이다.

오 사장이 스크랩북 효과를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5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2년간 골프를 거의 하지 못했을 때 270야드를 넘나들던 드라이버샷 거리가 20야드가량 줄어들었다. 실력을 회복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스크랩북이었다.

"스크랩북을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요점 정리를 했습니다. 주로 쇼트게임 위주로 반복해서 읽었지요. 예전의 감각을 되살리는 데 큰 효과를 봤습니다. "

올해 필로스GC 클럽챔피언에 오를 때도 스크랩북의 덕을 봤다. '왼손을 쭉 편 채로 어깨가 턱밑까지 가도록 밀어주며 백스윙을 한다'라든가,'피니시를 할 때 채를 던지며 양팔을 쭉 펴서 약간 높이 올려 고개 뒤로 넘긴다,자신감을 갖고 간결하게 한다'는 등 스크랩북의 요점을 정리한 메모를 살펴본 후 경기에 나섰다.

평범한 체격에서 장타를 뿜어낼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골프를 운동으로 접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라운드를 하려고 골프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체력관리를 위한 운동으로 삼았습니다.

새벽에 1시간30분가량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지요. 그래서 스윙을 할 때 있는 힘을 다해 휘둘렀습니다. 온 몸에 땀이 밸 정도로 모든 근육을 사용했지요. 그때 그렇게 연습했던 것이 장타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

스윙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백스윙을 할 때 아예 왼손을 코킹한 채 시작합니다. 코킹을 미리 하기 때문에 백스윙을 많이 안해줘도 돼 편하더군요. 그 다음 다운스윙을 할 때 허리가 같이 들어옵니다. 이때 왼발은 끝까지 지탱을 해주지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문 후 2년 만에 첫 싱글스코어를 냈고 2년 뒤에는 언더파 스코어도 기록했다. 빠른 기간에 실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하나는 '라운드 후 연습'이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라운드가 끝나면 연습장에 들러 1시간 정도 연습을 했습니다. 몸이 완전히 풀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때 하는 연습이 아주 좋습니다. 그날 잘 안되던 샷을 바로 잡을 수 있고 근육에 '좋은 스윙'을 기억시킬 수 있거든요. "

오 사장이 골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립이다.

"그립이 골프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샷이 달라집니다. 수시로 왼손이나 오른손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지 체크해봐야 합니다. 자신에게 적합한 그립을 찾기 바랍니다. "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